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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은 괭이를 죽인다

김웅, 검사내전

by 리엘란 2018. 11. 15.

* 읽기 전: 순위가 높길래

* 읽는 중: 몸이 약해서 보기 애틋한(?) 검사님이, 환장할 내용을 환상적인 필력으로 소화하고 있다!

검사님 블로그 있으시면 스토킹 하고 싶은 필력이시네요.


이미 유명한 책이지만, 형사부와 조사부를 거치며 일반 사람들이 자주 겪는 범죄들을 가까이서 처리했던 검사님의 사람 이야기가 정말 재밌습니다. 특히 사기꾼 이야기가 나오는 1부는 정말, 새삼 세상 사는게 이렇게 위험하구나 생각하게 해주는 내용을 이렇게 재밌게 써주셔도 되는지 걱정(?)될 정도.


형사부 이야기인 2부를 거쳐, 검사로서 검사/검찰에 대해 고민하는 3부, 그리고 법과 사법부와 사회를 고민하는 4부 구성입니다. 요약을 보면 아시겠지만, 4부가 되니 갑자기 사회비판서로 방향을 틀었다. 책 끝맺음 하시려던 심정은 이해하지만, 제가 기대하던 방향은 이게 아니었는데요! 전 검사님이 겪은 사건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으면 했는데요!


* 나만의 한문장

논리와 이성의 천적은 부조리가 아니라 욕심이다  (p.102)


피해자도 헌법상 기본권이 보장된 우리나라 국민이지만 실제로는 2등 국민이다. (p.113) 그러니 법이 돈을 돌려줄거라고 믿지 말고 일단 속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p.160)


진정 용서하고 망각하는 유일한 방법은 응징 혹은 정당한 징벌을 가하는 것이다. 죄인이 적절하게 징벌되고 나서야 나는 앞으로 움직일 수 있고, 그 모든 일과 작별할 수 있다. (p.325)


모던보이의 낙관은 풍요에서 나오는 것이다. 그래서 모던보이는 미래를 위해 지금을 견디라는 말이 너무 어렵게 느껴지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현실을 잊고 싶어 하게 하는 원인이 바로 그 현실과 현실의 연장에 불가한 미래라는 사실을 그때는 알지 못했다. (p.363)


의지력은 사다리 위에 올라간 사람이 아래를 내려다보며 자신의 승리를 고취시키거나, 상대방을 몰아붙이며 대안 없이 비판할 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소재이다. (p.407)


결국 국민들이 법을 지키게 하는 것은 밥과 희망이다 (p.629)


* 읽고 나서

사회 비판서 부분 자체도 충분히 읽을만한 내용이긴 했지만.. 검사님 검찰 조직에 대한 애정 때문에 검찰 조직 내부의 병폐에 대해서는 너무 못 보시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법부 이야기가 너무 많은게 역사 깊은 사법부 vs. 검찰의 알력을 재현하는 느낌이었다!

인공지능 판사에 대해 장미빛 비전(?)을 가지신 것 같지만, '대량살상수학무기'를 읽고 나니 기존 판례가 입력된 AI 판사는 더 위험하겠지 하는 생각만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