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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은 괭이를 죽인다

[영화] 적벽대전 2 : 최후의 결전

by 리엘란 2011. 7. 11.
비행기타고 가면서 보았습니다. 선택 이유는 영어자막이라.

한줄 감상 : 나의 조조님은 이렇게 찌질하지 않다!!!!!
아니 이 영화에서 찌질하지 않은 사람은 주유랑 공명뿐일지도.

삼국지연의를 베이스로 만든거라 1은 보지 않아도 내용은 대강 알죠.
2는 공명의 화살 10만개, 연환계, 동남풍, 화공, 본진 습격... 대강 이렇게 내용이 전개되는데
이상하다. 그럼 1에서 중요한건 칼로 돌쪼개기밖에 없는 것 같다?

정말 조조가 심하게 망가졌습니다. 찌질해요.
조조가 괜찮게 나오는 장면은 전염병에 쓰러진 병사들을 연설로 다시 일으키는 장면밖에 없고
나머지는
승리를 확신하며 잔치하기
우리편 고생시키기
우리편 무시하고 구박하기
음모에 넘어가서 우리편 죽이기 등등  
결국 마지막엔 소교의 미인계에 넘어가 전투를 미루고 딴짓하다 기습당하기까지 합니다. 세상에나!
연의도 조조한테 이렇게 박하진 않았다고요! 이 수준은 가히 최훈의 삼국전투기에서 유비의 취급수준이란 말입니다!

유비는 하는 일이 없습니다. 아니 원래 연의에서 유비가 하는 일이 원래 없다 치더라도, 만두 빚기는 안 나오는 편이 낫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그리고 기왕 계략이었으면 유비가 좀 멋있게 선언을 하던가 하라고! 기억에 남는건 조자룡뿐이잖아!
공명은 일단 오나라에 남아있긴 한데... 많이 나오나? 그래도 화살 10만개때 여유롭게 앉아 술마시던 모습은 멋졌습니다. 노숙이 몸바쳐 망가져준 덕일지도. 

반대로 주유는 엄청 띄어줍니다. 삼국지연의 적벽대전의 주요 사건중에 하나인 고육지책을, 정의롭고 신실한 주유님이 커트.
소교님과 알콩달콩하게 가정을 꾸리고 있으며(근데 전선까지 아내님 데려와도 되는건가) 충성스러운 신하에 머리도 좋고 평화를 사랑하시고 정의롭고 기타 등등. 버프가 너무 심하다.
조미가 남장하고 나온 손상향은, 활약이 참 대단했습니다. 아마 1에서 공명에게 면박당하고 그런 일을 했던 것 같은데. 손상향이 그만한 거대 지도를 완성할 때까지 잡지 못했던 조조군 기강에 대해 심히 의문을 제기하고 싶어지더군요. 게다가 마지막 등장 장면은....악어의 눈물? 언니 그 일에 되게 큰 공헌 한거 알아요?  설마 그것도 모르고 그런거에요?  

마지막 본진 공격 장면은.... 때려쳐.
현실적으로 전혀 안될것 같은 장면 투성이에, 그렇다고 영화로 보기에 멋있는 장면도 아니었다는 것만은 말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소교를 둘러싼 장수들의 전투는 멋있었냐 하면, 이쪽도 조조군 디버프가 작용하여 참 보기 안스럽습니다.
이러고 대망의 엔딩을 맞으며(화용도 잘렸음) 정의와 평화 어쩌구 저쩌구 하는데 화가 나더군요. 이때까지 전쟁해놓고 그런 소리가 나오냐.

주유는 착하고 잘난 우리편, 조조는 찌질하고 나쁜 적으로만 표현하는 1차원적 묘사가 영화를 망쳤다고밖에 말할 수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