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줄 요약: 저는 이 캐릭터 해석 인정할 수 없습니다!
아무리 감독이 영국놈이어도 이 캐릭터 해석 인정 못한다. 제 푸와로님 그런 팍팍한 분 아닙니다.
소설에서 푸와로에게 첫번째 해결책과 두번째 해결책은
첫번째는 푸와로가 세상에 내놓을 해결책으로, 두번째는 푸와로가 파악한 진상으로 서로 동등한 가치를 지녔다면
영화에서 푸와로에게 첫번째 해결책은 그저 범인들이 푸와로에게 보여주려고 했던 환상이다.
푸와로에게 이것은 '첫번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신과 같은 푸와로 앞에서는 아무 것도 숨길 수 없지, 라는 말을 하는 이 푸와로에게는 더더욱.
이리하여 살인을 저지를 정도로 마음에 상처를 입은 이들이 살인을 통해 그 상처를 치유하고 이제 미래로 나아갈 것이라는 메시지를 주는 소설과 달리
영화 엔딩은 당신들은 마음에 금이 가 살인을 저질렀고, 이제 평생 그 상처를 안고 살아가야 한다, 잘 살기 힘들 것이다로 끝난다.
마지막에 오리엔트 특급이 떠나는 분위기는 가히 장례차가 떠나는 분위기다.
우리 콧수염 탐정님은 그렇게 인간미 없는 분이 아닙니다! 이 캐해석 반대한다!
물론 소설은 1930년대 글이고, 지금은 저 시절보다 사적제제라는 것에 더 엄격한 시대인 탓도... 있겠지?
그 외
* 푸와로 콧수염이 호화롭다.
* 어쨌든 식당칸과 객실차 안에서만 거의 진행되는 소설에 비해, 하가 소피아를 배경으로 떠나는 오프닝 시퀀스부터 눈덮인 설원이나 동굴같은, 영화라서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배경이 좋았다.
* 푸와로 역의 케네스 브래너와 허드슨 부인 역 미셀 파이퍼가 좋았다. 특히 진상이 밝혀지고 난 후 사람이 바뀌는 연기!
* 푸와로가 자꾸 여자 사진 보며 말 걸길래 당황..
* 나일강 살인 사건도 만들어지나본데... 자살조차 용납하지 않을 것 같다.
* 영화에서 출발 전의 분주한 모습이나 멈춰선 열차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3등석이 생각났다. 3등실 살인 사건, 이런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