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살다보면 예전에 읽은 책이 땡길 수도 있고 그런거 아니겠습니까...만은.
현실: 아 그냥 아동시절 추억으로 간직해둘걸.
저는 이 책을 돈스타브나 마인크래프트로 기억하고 있었으나
이 나이 돼서 읽은 이 책은 사실 무인도에 혼자 똑 떨어진 로빈슨 크루소씨가 독실한 신자가 되어가는 신앙고백서였던 것 입니다... 물론 개신교 믿으시는 분들은 이 점이 좋으실 수도 있지만 전 아니거든요. 하나님 믿는 이야기 너무 많이 나와서 한 2/3은 그냥 슬라이드 해서 넘긴 것 같습니다. 이 책을 흥미진진한 모험서로 바꿔주신 어린 시절 역자님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어린 시절엔 알려주지 않았던 인종 차별 문제는 어느 정도 각오하고 있었기 때문에 괜찮았지만
그래도 로빈슨 크루소는 노예 무역... 도 아니고 아프리카에서 노예 사오려다 좆됐다든가 (하기사 아프리카에서 노예 파는건 같은 아프리카 원주민이 포로들 판거라고 그러긴 하지만)
프라이데이에 대해 묘사하면서 최대한 '원주민보다 유럽인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라고 강조하는 점이라든가. 각오를 했어도 불편한건 매한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리고 왜 스페인 사람들한테 약속해놓고 영국배 도착하니까 바로 튀었나요. 이 신의도 없는 사람아.
이제 저도 어른이가 되었으니 '방드르디, 태평양의 끝'을 읽어봐야 겠습니다.
덧/15소년 표류기도 불편하긴 했지만 그래도 그건 모험소설이었던 기억은 배반하지 않았는데... 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