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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은 괭이를 죽인다

신삼국 감상

by 리엘란 2015. 10. 6.

띄엄띄엄 보면서 트위터에 바로 바로 쓴 감상들


신삼국은 진짜 조조 유비 노숙 해석이 쩔었다. 조조는 실수하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인간적이고 매력적인 사람이고, 유비는 연의의 그 상잉여를 벗어나 저런 떠돌이인데도 따르고싶은 기분이 이해가 되게 했으며, 노숙은 정론을 말하면서 자신의 계획에 합치되게 했다


1월 19일

신삼국에서 조운이랑 유비가 처음 만나는데 조운의 표정이 존잘님 처음 뵙는 햝러같아서 귀엽다 ㅋㅋㅋ 존잘님이 내 손 잡아주셨어!
관장조 레벨까진 아니지만 이 드라마 은근 유비 패왕설을 채택하고 있.....
레알 집도 절... 아니 이 시절엔 불교가 제대로 수입이 안됐지. 어쨌든 가진건 하나도 없으면서 인의와 한실 부흥을 말하는데도, 아니 그렇기 때문에 유비의 진심이 있다.


1월 20일

오늘 앞부분 신삼국은 조조는 그야말로 간웅. 확실히 조조니까 황제를 주워서 저렇게 요긴하게 쓰는 것 같다.
근데 순욱을 저렇게 아꼈는데 나중에 위왕되는 문제로 빈도시락...을 보내는걸 생각해보면 참. 자신은 순욱에게 질투하지 않는다면서 굉장히 멋진 말을 했는데 기억은 안난다ㅋㅋ 순욱이 겸양하는 말도 상당히 처세가 쩔었는데.


1월 21일

수염 없는 주유가 나왔다. 하지만 수염이 없어도 미랑은 아니었다. 오히려 턱을 가리려면 수염이 있는게 나을지도...? 근데 일단 남자의 수염은 아닌 것 같아.
조조는 원술이 황제가 되자 이런 멍청한 xx인줄 몰랐다고 한탄했다. 원술 토벌 한다니까 유비가 정말로 나타나서 당황했다. 이 미친놈을 어찌해야한다 하고 한숨 쉬는 소리가 들리는듯 했다.
원술토벌 끝나고 죽일 생각 없으시면 이만 물러나겠습니다 하는 유비는 멋졌다.

1월 22일
오늘의 신삼국. 자기가 계략을 꾸몄다고 솔직히 고백하고선 유비에게 형제들이 없어도 자네에겐 내가 있잖나. 하는 조조는 정말 뻔뻔하다. 근데 진건빈의 연기가 너무 애교 있어서 또 귀여워보이는게 마력인것이다. 근데 저 대사 동인녀로서 좀 설렜어

실제 역사에서는 부하 아내를 NTR한 여포가 신삼국에서는 1. 초선과 순서를 제대로 밟아 연애하고 2. 죽을때까지 초선만 바라보고 사랑하며 3. 초선이 자살을 함으로서 지고지순한 순정남으로 남은 것이다. 제일 중요한 것은... 여포가 졸라 잘생겼다. 과연 가면라이더....(이거랑 상관 없다)


1월 23일
순욱이 증언하고 역사가 증명하는 조조의 인처모에.....
순욱에게 낚이고 조조에게 놀림당하는 허저는 귀엽다. 이 드라마에서 가장 단순하고 알기 쉬운 사람...
조조는 유비를 남기고 갈 생각이었는데 서주의 유지들이 가시기 전에 유현덕은 두고 가시라능! 이라고 해서 빡쳐서 데려감. 안습하다.
근데 순욱이 한황실에 충성하고 있는걸 조조는 알고 있었다. 애초에 파국이 예정됐던 페어군. 조조는 알고 있었고 순욱은 사기당했다는게 차이점이지만. 진짜 늙어서 세력은 최종보스고 인내력은 없어져서 그랬나봐.

1월 28일
오늘의 신삼국. 조조가 관우를 그렇게 들이고 싶어한건 숨겨왔던 나의.... 이게 아니고 관우를 좋아하기도 했지만 유비를 의식하고 있었기 때문 아닌가 하는게 이 드라마의 해석인듯. 조조는 유비를 처음 만났을때부터 꾸준히 의식하고 있었지만, 동시에 인의/충의로써 세상을 구원하겠다는 유비를 꿈같은 소리 하는 놈으로 여기고 있었지만, 서주건이나 관우건으로 인해  유비가 말하는 충의와 인의가 얼마나 위협적일 수 있는지 본격적으로 느낀 느낌. 그래서 관우를 꼬셔서(?) 자신에게 없는 인심이라는 것을 얻을 수 있는지 시험해보려 한 것 같지만. 결과는 촉빠가 보기도 조조가 불쌍한 에픽 페일. 때문에 근 15년간 이렇게 좌절하기는 처음인것이다
 장비같은 상사는 진짜 피곤하겠다. 성격은 드럽고 강제로 술먹이고 자뻑 심하고 폭력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들고 변덕심하고 지 기분 나쁘다고 가중처벌하고 그 주제에 주먹은 더럽게 쎄고. 유비와 관우 곁에 붙어있어도 저모양...
확실히 원소 아래에 있으니까 유비 때깔이 나아졌어
이 드라마 이야기를 하면 관우의 자존심 이야기를 안하고 넘어갈 수가 없다. 뒷부분 이야기지만 드라마에서 제갈량이 장비보다 관우의 오만함이 더 위험하다고도 했고. 관우는 정말 가진거 없던 시절부터 자기애와 자부심이 강했지만 안량과 문추를 죽인 이후에는 자신을 증명할 수 있는 이력이 붙은지라 그런 성향이 더 강해진듯. 조조의 구애를 뿌리친 배경에는 자신이 이미 무릎꿇은 주인이 있는데 그걸 바꿀 수 없다는 자신에 대한 자부심이 있는거 아닐까? 하는 생각
근데 드라마에서 대사도 없는 조운을 되게 열심히 잡아주는 것 같은 것은 내 착각인가...?

1월 29일
오늘의 신삼국 관도대전 전초전. 조조는 사기를 쳤다! 우리 엄마는 그걸 보면서 말만 번지르르한 사기꾼은 반드시 멀리해야한다고 하셨다! 사기치기 전에는 원소에게 아부할때는 애x서x이라도 할 기세였는데 사기 준비 끝나고 시건방진 자세를 잡는 조조의 모습에서 사기꾼이란 정말 나쁜놈이라는걸 배웠다. 근데 성공했다고 양팔을 팔락거리며 만면에 웃음을 띄고 가는 조조는 좀 귀엽나?
이 드라마에서 허유는 능력 없는건 아닌데 아부꾼. 그래도 유비랑 엮일때는 좀 괜찮게 나왔는데 말년이 가까워지는 지금은 안좋은 의미로 심각하다. 주군이 망조지만 내가 결정했으니 곁에 있는다는 말은 허유보다는 전풍에 어울리지 않나 했지만, 전풍이 죽으며서 유서로 허유 나쁜놈! 한걸 보면 이 아저씨도 참. 근데 난 이거 곽도가 읽으면서 사기를 쳤다고 해도 믿을 수 있을 것 같아. 어쨌든 원소의 유유부단함과 귀얇음과 원소 참모진의 서로까기가 환상의 조화를 이뤄 /축 사망
전풍이 지필묵을 달라고 했는데 이거 종이, 붓, 먹 아닌가? 정작 쓰기는 죽간에다 쓰면서!! 이때는 분명히 종이가 있긴 했을텐데... 드라마의 간지를 위해 종이가 안 나오나. 진짜 이거 보면서 중국에는 드라마 소품용 죽간 공장도 있을것 같다고 생각했다. 시대 배경이 후한인데도 아직 죽간 씀.

2월 3일
오늘의 신삼국. 여기서 손권은 주유와 알력이 있고 여몽을 죽였다고 암시되는데, 이게 손권이 제리라서...가 아니고, 자기 아버지뻘 나이의 사람들이 즐비한데 과연 내 말을 들을 것인가 하는 지배력 문제가 시작이 아닐까 하는 오늘의 손권 계승. 손권이 병부를 들고 나오자 무장들이 당황하고, 대교에게 니 아드님이 강남을 먹어야한다는 하는걸보면 손권의 고민도 참 타당하다. 결국 주유에게 떠넘긴다! 는 액션을 취하는데. 엄마는 엄마니까 내 아들이 똑똑하고 너를 존경해서 그래 라고 해석해줬지만 내 마음속 손권은 제리라 왠지 시험할려고 그랬을 것 같아. 하지만 주유가 정말로 먹어버렸으면 대책이 없잖아.
어쨌든 주유가 무장들 죄다 끌고와서 충성을 맹세하고 대교는 애 데리고 떠나버렸다.
이 드라마에서 대교는 손책을 주공이라고 부른다. 부부끼리 서로 아껴주는 모습들을 등장시켜서 좋다.
유비가 제갈량을 끼고 사니까 관우랑 장비가 질투하는데 동생 질투하는 손윗형제같아....

오나라 군대에 흰 망토를 입혔는데 그게 제법 간지가 났다. 실제적 유용성은 뒤로 하고... 근데 조운도 상징이 흰색+백마라 촉군인데도 흰망토 잼. 근데 촉군은 워낙 오랫동안 거지꼴이어서....

신삼국 보면서 언제나 느끼는데 역시 이름도 지들식으로 변형해서 읽는 일본인들이 만든 삼국지보단 중국인들이 만든 삼국지가 훨씬 좋다.


1척이 한나라 시절에는 23cm정도였어? 어쩐지 8척 장신이라는게 210이면 너무 컸지.


이 드라마에서는 상당히 많은 인물이 홧병...으로 피를 뿜는 일이 많은데 개중 홧병 킬수(주 희생자 주유) 1위를 자랑하실 제갈량께서도 상산곡에서 30만석의 군량미를 희생해 사마의를 거의 잡았다가 시망하는 바람에 역시 피를 뿜으며 홧병(추정)으로 사망하는 점을 생각해보면 이것이 참으로 인과응보랄까. 여하튼 상방곡은 진짜 보는 나도 기절하고 싶을 정도로 다 잡은 고기를 놓친 장면이라서.... 수많은 작가들이 오장원까지 쓰고 주화입마에 걸려 펜을 놓는 것이 이해가 갈 지경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