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호기심은 괭이를 죽인다

덕소탐방-미드타운 코믹스

by 리엘란 2011. 7. 11.
세계 어느 나라를 가도 덕질을 할 수 있는 것이 바른 덕후의 자세......는 아니고

가기 전부터 기왕 미국에 가니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코믹스 : 파멸의 인도자를 질러오자!고 생각했습니다.
사는 이유는 내가 이구역 다리온 얼빠다!(2011/05/07 - [게임] - [와우] 죽음의 기사 초반 퀘스트)


처음에는 일반 서점에서 살까 했는데, 사실 제목도 제대로 안 조사해보고 가서 나 과연 찾을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
여행 가이드북을 쭉 보고 있으니 눈에 들어오는 그것! 미드타운 코믹스!(Midtown Comics)
헐 양키나라 여행 가이드북은 만화 전문 서점도 표기해준단 말인가? 친절하군? 하면서
룰루랄라 제일 가까운 지점을 갔는데... 안해. 일요일에 갔는데 일요일 12시에 문 연데.
망했어요~를 외치고 나 과연 파멸의 인도자를 질러올 수 있을까를 고민하면서 자유의 여신상 한번 구경하고 월스트리트 황소랑 사진도 찍고(거시기는 못 만졌음) WTC있던 자리도 살펴보고 밥먹으러 가는 도중에
저의 동행이 센츄리 21(century 21)을 발견했습니다. 동행은 밥 먹고 쇼핑을 가시겠답니다.
그러고 밥을 먹으며 지도를 보던 와중에, 아니 이 익숙한 길 이름은?! 미드타운 코믹스 지점이 3개인데 그중 하나의 주소가 이쯤이었던 것 같아!!! 친구의 스마트폰을 빌려 검색해보니.... 있다!!!
그렇게 저는 친구를 센츄리 21에 넣어놓고 미드타운 코믹스로 출발!

첫 감상은... 그래요. 아메코미 덕후가 아닌 제가 감히 이곳에 들어왔다는 것 만으로 수많은 아메코미 덕후들에게 미안해야할 것 같은 그런 기분!! 진성 그쪽 덕후면 진짜 눈물을 흘리며 좋아했을 것 같은 장소입니다. 아마 눈물 빠져나가는 만큼 통장도 빠져나가겠지.
그러나 전 아직 이쪽 덕후는 아닌 관계로 일단 파멸의 인도자를 찾아 하드커버와 소프트 커버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하드커버가 무겁고 비싸고 숨기기도 힘들어서 소프트 커버를 집어들고 상점을 구경했습니다.
comics말고도 manga랑 manhwa도 다루는데, 신간 코너에 '배신자는 내 이름을 알고 있다'가 전면으로 꽂혀있어서 충격. 일본에 갔을 때도 느꼈지만 이거 진짜 잘 나가나봅니다. 미국 언니들도 이런 탐미계 좋아하는 걸까요?
그리고 역시 유명한 히어로는 책의 권수도 많습니다. 전면 전시도 많이 하고.
그 와중에 배트맨과 나이트윙 앞에 앉아 뭐라도 하나 사갈까, 근데 뭘 사가야할지 모르겠어, 이게 몰라서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르겠네, 아 내용도 모르고 읽어서 해석할 정도로 내 영어실력이 출중하지 않다고!를 속으로 외치며 고민하다가.... 결국 안 샀습니다.
유명한 다크나이트랑 다크나이트 리턴즈는 번역이 되었으니 산다고 쳐도 한글로 사면 될 것이요, battle for the cowl이 있었다면 샀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그땐 제목도 제대로 기억하지 못했고(battle for 뭐였던 것 같은데 뭐더라?? 수준) 지금 찾아보니 단행본화도 안 된듯. 돈 굳었다!
건프라 코너가 작게 있는데 앞에 '일본 직수입!(물론 영어)'이라고 써 있어서 살짝 웃겼습니다.
결국 동행이 기다리니 취미생활은 적당한 수준에서 끊고, 계산을 하러갔는데 뭣때문인진 모르겠으나 20% 할인 받은건 럭키! 근데 봉지가 아니라 손잡이 없는 종이봉투에 넣어준건 안 럭키.

아메코미 덕후분들께 외칩니다. 책 배송비를 모아 미국을 가세요.
하지만 돌아올때 종이박스나 캐리어가 늘어올테니 결국 배송비만큼 들려나.


그런데
책이 가방보다 커서 결국 한손에 종이 봉투를 들고 룰루랄라 센츄리 21에 입성하여
친구 쇼핑을 멍하니 지켜보다가 계산대에 섰는데
계산대 점원이 말을 걸어오더군요. 미드타운 코믹스에 갔냐고
그래서 제가 ㅇㅇ 이라고 했더니 뭘 샀냐고 묻더군요.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코믹스를 샀다고 말했더니 와우를 하냐고 묻더군요.
ㅇㅇ 이라고 대답했더니.... 점원이 심심했나봅니다. 저와 함께 게임 토크를 하고 싶어 하더군요.
본인은 주변사람들이 와우에 빠져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걸 보고 걱정되서 와우를 안 한다면서, 저에게 레프트 4 데드, 하프라이프, 스팀 등을 하냐고 물어보았지만, 미안 나 그거 안해ㅠㅠㅠ 나 와우만으로 다른 게임 할 시간이 없어, 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슬퍼하더군요. 그래도 여기(센츄리 21)서 일하면서 게임얘기 해볼 수 있을꺼라고 생각해본적 없는데 기쁘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제가 한국인이라고 말하니까 마지막에 감사합니다~라고 인사도 해주었습니다. 역시 전세계 게이머들에게 한국인은 게임종족인가 봅니다.
근데 총각....그땐 이야기하지 못했지만 내 뒤에 계산 기다리는 사람이 좀 있던데;;;;;

덧/엄마 미국까지 가서 명품은 안 사오고 이런 것만 사와서 미안ㅠㅠ 엄마한테 들키지 않느라 힘들었어ㅠㅠ
덧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