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서 빌린 추리소설 읽다가 땡땡 작가의 땡땡이 등장하는 무엇! 이런 멘트가 나오면 옆에다 책 제목을 써주고 싶다. 하지만 도서관 책을 훼손하면 안되니까.
추리소설의 탐정 중에 잘난체 하는 사람은 많고도 많다지만 -셜록 홈즈, 에르큘 푸와로, 엘러리 퀸 등- 개인적으로는 반 다인의 파일로 밴스를 재수 없음의 최고봉으로 꼽겠다. 나는 파일로 밴스 시리즈를 읽다가 탐정의 재수없음을 견디지 못하고 전체 12작 중 두번째 작품에서 읽기를 포기한 것이다.... 작중 등장인물들이 어떻게 이 탐정을 참아주고 있는지 그 참을성이 놀라울 뿐이다.
반면에 이런 부담스러움이 없어서 읽기 편한건 요코미조 세이시의 긴다이치 코스케 시리즈. 과연 일본인이 쓴 책이다. 탐정이 약간 헤타레 타입이라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하다.
근데 해결편 첫머리에서 저는 처음부터 범인을 짐작하고 있었습니다, 라는 말을 할 때마다 그 목을 확 쥐여잡고 앞뒤로 짤짤이 흔들어버리고픈 유혹을 주체할 수 없다... 역시 추리소설의 탐정이란 발암을 유도하는 존재인가. 어쨌든 과연 일본의 사신 고교생 긴다이치 하지메(김전일)의 명목상 할아버지다.
탐정에 대한 호불호와 별개로 요코미조 세이시는 예쁜 여자!! 미인!! 유혈!!! 하는게 좋습니다.
양덕들이 다양한 연구를 통해 코난 도일 경의 설정 구멍을 메꾸려고 하지만 역시 존 왓슨의 결혼과 관련된 실드는 포기하는게 낫지 않을까. 그건 그냥 도일경이 전에 쓴거를 까먹은 설정 구멍이야.
추리 소설중 하나의 세계를 택해야 한다면 저는 애거서 크리스티를 택하겠습니다. 제가 범인이거나 다른 누군가의 상속자거나 돈이 엄청 많거나 누군가에게 원한을 샀거나 애정의 삼각관계에 휘말리지 않았다면 대개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살아남는다면 미혼일 경우 에르큘 푸와로나 미스 마플이 주선해준 애인이 생기고, 기혼일 경우 배우자가 살아있다는 전제하에 부부관계가 돈독해진다! 범인, 피해자, 협박범이 아닌 이상 이득을 봅니다!
추리소설 리뷰라는건 어떻게 쓰는걸까요.
의외의 인물이 범인 -네타
작내 소품을 사용한 트릭- 네타
알리바이 트릭의 해소- 네타
서술 트릭이다!!!- 초특급 네타
이 작품이 추리소설로서 어떤 점이 좋았나를 쓰면 어떻게 써도 망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