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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은 괭이를 죽인다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 (하권 감상)

by 리엘란 2010. 1. 9.
1편인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을 읽고
2편이 나왔다는 이야기에 도서관 검색을 때려보며 기다리던 끝에
드디어 도서관에서 2편을 만나긴 했는데!!!!

1권이 없어. 2권만 있어.
orz orz orz orz orz orz orz
그렇지만 저는 과감하니까요. 일단 2권이라도 읽고 보자!! 라는 심정으로 꺼내 들었습니다.
과연 이렇게 읽고 감상을 써도 되는 걸까?;;

1. 선준과 윤희의 고생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2. 생각해보니 문재신이 정말 차도남이다!!
정도로 요약이 가능한듯합니다.
(*차도남 : 나는 차가운 도시 남자, 하지만 내 여자에겐 따뜻하겠지)

전 결혼으로 두 사람의 고생이 (최소한 사생활 측면에선) 해결이 될 줄 알았는데 아니었군요; 이건 새로운 차원의 시집살이(=시아버지가 며느리 구박)가 시작되었나 봅니다. 대체 어디까지 말하고 결혼한 건가 두 사람.

재신, 그러니까 걸오형님. 사실 이 소설 팬덤에서 인기가 많은 건 남주인 선준이 아니라, 재신이었죠.
어딜 보고 모로 봐도 잘생기고 집도 빵빵하고 머리도 좋고 학식도 좋으며 체력도 좋고 운동능력도 좋고 하다못해 성격까지 좋은 남자. 엄친아도 능가할 엄친아 선준보다
남들에겐 더럽게 까칠하고 마음을 열지 않고 폭력적이지만, 내가 사랑하는 여자한테만은 따뜻하고 사랑시도 잘 쓰는 재신이 더 인기가 좋은 건 생각해보면 당연한 것 같습니다. 자그마치 나쁜 남자+차도남+갭모에. 음 생각해보니 대단해.

문제는 이 시리즈의 고질병인 '이거 진짜 로맨스 소설?' 병
이 시리즈의 배경이 그렇다 보니 워낙 에로에로할 장면을 넣기 이해하지만
그래도 전작인 성균관 1권 때는 남녀 사이의 '두근두근'한 장면이라도 많이 나왔는데, 성균관 2권부터 그런 장면도 상당히 줄어든 상태. 게다가 주인공이 부부인 규장각에 와선 그런 짝사랑 하는 상대를 지켜보며 가슴이 두근데는 장면도 몰살당했단 말입니다!!!
이래서야 로맨스 소설 맞아?ㅠㅠㅠㅠㅠㅠ

대신에 작가가 수많은 자료를 모으고, 또 그 자료를 펼쳐놓고 '설명'하는 게 아니라, 작품 내에 잘 녹여냈다는 점에서 정말 멋집니다. 그 지식수준은 가벼운 역사책 수준인데, 그걸 풀어낸 방식은 완전히 '이야기의 배경'이라는 점이 참 배울 만 합니다.

내용은 전편에 이어서, 주인공들은 열심히 구르고 또 구릅니다. 아마 1권에서도 열심히 구르고 또 굴렀을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주인공들은 먼치킨이니까!! 모두 다 잘 해결해냈습니다. 대단해요. 그들에게 닥친 문제가 나름(?) 어려워도, 어쨌든 그들이 별로 걱정이 안 되는건 그들이 먼치킨이기 때문인 듯합니다.
어쨌든 해결 과정이 흥미진진하니까요.

결론 : 주인공들이 먼치킨이고 로맨스 소설 특유의 두근두근함은 없어도, 어쨌든 소설은 재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