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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후보들을 보면서 생각나는데로

by 리엘란 2007. 11. 28.
시즌이 시즌이다 보니 이런글을 많이 쓰게 되는군요.

12명이라는 세일x문 급의 숫자가 대선 후보로 출마하긴 했지만, 살짝 맛이 간듯한 분들은 생략합니다. 5억이란 돈은 의외로 모으기 쉬운건가, 아니면 역시 어려운건가 하는 의문이 새삼 머리에서 춤추는군요.

*일단 1번 후보 정동영씨.
이전글에서 이야기한바 있지만 이분의 얼굴 변화는 가히 쇼크입니다. 저 갭이 너무 무시무시한 나머지 절대 못찍습니다. 새삼스레 자기 정체성 부정해봤자 뭐가 남냐는 말을 던져드리고 싶군요. 변화가, 그것도 자기의 유일한 장점을 포기하는 방향으로의 변화가 나타났을때 열린우리당과 정동영씨는 이미 끝난겁니다.

*2번 후보 운하왕자.
이사람의 정체성은 줄줄이 사탕인지 비엔나 소시지인지, 혹은 고구마 줄기, 그것도 아니라면 양파. 뭐가 되었든 4가지 중엔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대체 눈 감고 넘어가 줄수가 없어. 김경준이 김대업의 화신이네 뭐네 해도 위장전입과 땅투기+자녀 위장취업과 탈세 콤보는 뭐라고 할겁니까. 최소한 자기가 한 일을 안했다고 말하진 맙시다 그려. 저렇게 돈이 많은데도 아직도 돈을 밝힌다는 사실이 저희 어머니와 저에겐 참으로 미스테리 하군요. 하기사 욕심이 있으니 저렇게 모았겠지만, 보고 있으면 어렸을 때 너무 굶은 사람은 뽑으면 안되는거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뭐 자기 돈으로 운하를 판다면 밀어줄 생각이 살짝 있습니다. 그전엔 기각.(아 운하는 정말 새만금을 생각해서라도 막아야... 저 사람이라면 운하를 콘크리트로 덮을 것 같아)
하여간 저 지지율을 보면 김근태씨가 국민이 노망든게 아닌가하는 발언을 쬐끔이나마 이해할 수도 있습니다만, 저런 말을 공식적으로 했다는 거 자체가 저분의 정치인으로서의 함량 미달을 보여줌과 동시에 인간으로서 가져야 할 최소한의 예의도 없다는 점을 (원한을 담아) 기억해줄 생각입니다.

*3번 후보 권영길
좀더 팔팔(?)했던 4년전의 저였다면 찍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약간 머리가 커지니까 민주노동당 자체에 대한 거리감이 생기는군요. 삼수생에 대한 거부감이라는 생각도 좀 듭니다만. 뭐 일단 돈을 못 만져 본 사람에 대한 신뢰감이 꽤 줄은탓이 큽니다. 2번 후보처럼 저렇게 미친듯이 모아도 곤란하지만, 너무 안 만져 본 사람은 또 안 만져본데로 곤란하다는걸 1번 후보를 보며 배웠어요. 아 다만 사모님이 정말로 '한국의 아줌마'라는 점은 대호감.

*4번 후보 이인제
이 사람이 민주당 공천에서 당선됐을때 정말 좌절했습니다. 한국 유권자 수준 정말 여기까지인겁니까?-_- 저 다이나믹한 철새 행보가 용서될수 있는건지. 목표는 당선, 정당은 수단. 한국 정당에 이념이 부재하다는걸 너무 대놓고 가르쳐줘서 슬픕니다.

*6번 후보 문국현
판에 뛰어들은게 너무 늦은데다가, 행보는 빠른데 실속은 못차리는 모양새(절라 빨리 걷다가 주머니 속의 동전 다 빠트리는 모습이랄까..)가 참 안되보입니다. 어쨌든 돈을 만져본 경험이 있으면서 2번 후보보단 돈욕심이 적어보인다는게 장점인데, 현재 지지율론 너무 사표가 될것이 눈에 보여 차마 못찍겠습니다. 똑같이 사표가 되더라도 3번 후보는 정치 지향점을 표현할 수 있는데 반해 이분은 그건 아니라서.

*12번 후보 창아저씨.
사실 아저씨보다 할아버지라고 불러야 저와 저분에게 맞는 호칭이 되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만.
가장 마지막 후보이니 차라리 유리해보이는 위치를 점하신 것 같기도 합니다. 똑같은 삼수생 권영길씨가 호감도가 내려가시는데 반해 이분의 호감도가 올라가는 현상 또한 제 마음속의 미스테리이죠. 왠지 40대 기수론을 내세우시던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70대의 나이에 '나이 드셨으니 물러 가시죠?'하는 소리에 굴하지 않고 버팅기던 모습이 미묘하게 오버랩되고 있습니다. 첫번째 대선 출마때 창아저씨가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비교 우위로 자신의 젊은(..) 나이를 내세우신바 있으니까요. 하여간 지금 제 마음속에선 '나한테 놀랍게도 노인 공경의 정신이 심어져 있었나?' 하는 분석을 진행중에 있습니다.
하여간 무언가 되게 빡빡할 것 같은 분에게 의외로 호감이 가서 심도있게 고민중입니다. 제가 어머님의 보수주의에 말린걸까요. 와 놀라워.

*장외 후보 박근혜씨.
멏안되는 여성이라는 점에서 호감도가 올라가다가도, 이분의 아버님만 생각하면 대 곤두박질 치는 상황이 무한 순환중입니다. 그녀는 누가 뭐래도 '공주님'이고, 그렇기때문에 그녀의 한계는 딱 '한나라당 당수'라고 생각합니다. 어쨌거나 지지층을 결집시키기엔 최고의 카드지만 동시에 안티표를 결집시키는 최고의 카드기도 하니까요. 그녀가 아버지의 그림자를 벗어날 수도 없고(어쨌든, 너무 강렬했으니), 벗어날 생각도 없다(이게 아니면 뭔 수로 저 정도까지의 지지를 모았겠습니까. 본인의 역량이 없진 않지만 보통 여성분으론 저렇게 못합니다.)는 점에서 그녀는 무립니다. 정치경험은 있지만 실무 경험이 딸린다는 점도 꽤 마이너스.
박근혜씨가 운하 왕자를 지지해주긴 했지만, 그녀 입장에서야 창아저씨를 미는건 경선 불복이 되니까 차마 선택을 못하겠는데, 그렇다고 운하 왕자를 적극적으로 지지해봤자 콩고물은 없을 것 같고, 뭐 그런거 아니겠습니까. 근혜씨가 속이 좁은건지 아니면 운하왕자가 신용이 없는건지 저는 모르겠지만요.

*이 글의 최종 결론
사실 누가 대통령이 되던간에 다른 요소는(...영 상관 없는건 아니지만 하여간) 다 포기하고 그저 게임 방송 시장을 포함하는 게임 업계와 만화 업계만 안 건드리면 다 okay. 10년만에 만화가들이 또 경찰서 들락달락거리며 만화 그리는 모습도 영 안되보일것 같고..(이현세씨가 자신이 만화그리면서 최초로 경찰서 안끌려간게 김대중 대통령 시절이라고 했음) 키워주지 않아도 좋으니 제발 귀찮게 굴지만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 여기까지 한국 서브컬쳐 온존을 위한 하소연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