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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은 괭이를 죽인다

책읽기 도전 태그 중에 짧게 짧게 쓸 것들 (12월, 1월)

by 리엘란 2019. 2. 13.

분명히 나는 책을 읽었다고! 안 쓴 것 뿐이야! 라고 항변하고 싶지만

압니다 최근에 좀 덜 읽었다는 사실을.....


* 에디톨로지, 김정운

앞부분은 알탕연대 꼴깝이다 사과 광고는 그냥 성상품화지 무슨 창조적이야 모든 변태가 창조적이냐?  수준이었지만 (욕을 더 많이 했으나 자체검열함)

앞부분에서 대충 병x력을 발산했는지 후반부에는 이런 이야기가 많이 나오지 않아서 그럭저럭 잘 읽을 수 있었습니다. 작가가 특정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모습에서, 자신만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그걸 연결하는게 어떤 결과물을 가질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을 할 수 있고, 또 작가의 방법론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선 괜찮은 책이에요.

이거 읽으면서 생각난건데 입체파란 결국 고대 이집트의 인체 파악 관점으로 돌아간건가.



* 공포, 밥 우드워드

신문 기사로도 몇 번 이야기 나온바 있는, 트럼프의 주한미군 철수계획 (!) 이야기가 서문으로 나오는 그 책.

하지만 저의 '트럼프 행정부의 스캔들이 읽고 싶어!'하는 천박한 (...) 욕망을 충족시켜주는 책은 아니었습니다. 중간중간 재밌어보이는 챕터 찍어서 읽다가 음 개판이네! 하고 말다가 결국 다 못 읽고 봉인.

트럼프의 상대가 힐러리가 아니라 샌더스였다면 민주당이 이길 수 있었을까? 하는 그런 의문이 들었습니다.



* 여자의 독서, 김진애

세상의 모든 어머니, 자매, 딸들에게.

많이 나아졌다고는 해도 여전히 여자에게는 더 가혹한 이 세상에서, 나보다 먼저 힘든 세상을 살아온 언니가 나는 이렇게 살았어, 하고 이야기 해주는걸 들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그걸 세상에 가끔 나오는 예외 취급 받았던 '여자 작가'들 책을 통해서 해주는건 더 좋고요. 언젠가는 나도 나에게 영향을 줬던 모든 언니들, 책들에 대해 글을 쓰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 꼬부기와 쵸비라서 행복해, 김지아

털쟁이 생물은 언제나 옳은 것 입니다. 하얀 배경의 밝은 집에서 찍힌 보송보송한 털쟁이 생물들의 사진이 예쁘고 4컷 만화가 귀엽습니다. 동물 책이 이거면 됐지.

꼬부기야 고양이 별에서는 아프지 말고 거기에서도 행복해야 해.



* 우리집 테라스에 펭귄이 산다, 톰 미첼

펭귄도 언제나 옳은 것 입니다222 ...마는

저자가 묘사하는 후안 살바르도의 외형은 매우 귀여운 것이나, 가끔 저자가 쓰는 후안의 인간화된 생각은 별로 마음에 들지 않으며

1970년대 영국에서 태어나 모험을 하겠다며 아르헨티나로 찾아든 백인 남자의 시선이 군데군데 느껴질 때 마다 내가 이 꼴을 보려고 이 책을 집었나 하는 자괴감. 어쨌든.

펭귄이 엄청 많이 나오는 책!은 아니었지만 후안 살바르도의 에피소드가 사랑스럽고, 오래된 필름에서 후안을 찾았다고 했을 땐 제가 다 반가웠던 그런 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