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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상한 강박관념

by 리엘란 2010. 9. 4.

강박관념이라는게 맞긴 한가?? 하여간

아마 삼풍백화점 붕괴사고와 성수대교 붕괴의 영향으로 생각되는데
(물론 나는 해당 사건들과 전혀, 네버, 관계 없다)

높은데에 약하다.
정확히 이야기하면, 높은데에 올라가면 '이거 무너지면 어쩌지?'라는 생각을 떠올린다.
높은 건물에 올라가면, 그리고 딴데 정신 팔고 있지 않으면 거의 한번 이상 그런 생각을 떠올리게 된다.
물론 집에서도 가끔 그런 생각 한다. 무너지면 어쩌나. 어디로 도망치면 살아남을 수 있나!! 아니 그전에 살아 남을 가능성은 있긴 한가?!!

이게 여행가면 꽤 힘든 버릇이 되는데
대부분의 여행지는 거의 반드시 그 동네의 높은 건물을 관광 명소로 추천한다.
그럼 습관적으로 올라간다.
올라가면 야경을 잘 보라고 사방이 뻥뻥 뚫려있다.

....그럼 100% '무너지면 어떻게 ㅠㅠㅠㅠㅠㅠㅠㅠ' 상태가 되버린다. orz.
(이러면서도 맨날 잘만 올라간다. 학습 능력이 없는건가 나님?)

최근에 힘들었던 곳이 오사카의 우메다 스카이 빌딩.
당시 나는 밤 늦은 시간에 여기를 찾아 헤메다, 방향을 정반대로 가는 삽질을 하는 등 매우 메롱한 상황이었는데
일단 이곳 엘레베이터가.... 바깥이 보이는 엘레베이터이다. 오 신이시여.
엘레베이터를 탄 후 다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이동한다. 근데 이 에스컬레이터, 바닥이 투명이다. 온 시가지가 아주 잘 보인다. 고로 높이감도 아주 자알 느껴진다. 그때 드는 생각이 오로지 하나밖에 없더라. 쓰바 떨어지면 죽는다!!!!

아마 내 뒤에 있던 사람은 날 보며 매우 이상하게 생각했을 것이다.
사람이 양손으로 에스컬레이터 벨트를 꼭 잡고 가끔 후덜덜 거리고 있으니까 말이다.

결국 에스컬레이터를 타는 것만으로 탈진 상태가 되어버린 나는
우메다 스카이 빌딩을 찾기 위해 했던 갖은 노력과 삽질을 무시하고
최상층으로 올라가지 않았다. 못했다라는 표현이 정확할지도.

그리고 다시 OTL의 표정을 온 몸으로 표현하며 그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와
역시 엘레베이터의 잡을 수 있는 부분을 꼭 붙들고 타서 내려와
무사히 숙소로 돌아갔다.

여러 의미로 힘든 저녁이었다....